2013년 4월 5일 금요일

[김태균은 돌연변이다②] 노스텝, 어떤 효과가 있나

'본 모습이 나왔다.'

김태균(28·지바 롯데)의 장거리
포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김태균은 3일 오키나와현 이시가키 구장에서 열린 사흘째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실외 프리배팅을 했다. 김태균 48개의 스윙을 해 총 22개를 담장 너머로 날렸다. 타구 방향도 다양했다. 역풍 속에서도 왼쪽과 좌중간 외야석에 14개의 홈런을 날려댔고 오른쪽과 우중간으로는 5개의 홈런을 때렸다. 1일 전지 훈련이 시작되기 전 농담처럼 했던 '백스크린 직격 홈런'도 3개나 나왔다.

전날 단 1개였지만 바람을 뚫고 때린 홈런에 '파워풀
했다'고 평가한 일본 언론은 이날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츠닛폰'은 '안타성 타구도 14개나 돼 7할5푼의 타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연습에서는 몇 개를 치더라고 의미 없다. 시합이 전부"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김태균은 오른다리로만 서서 티배팅을 하며 하반신 강화에 힘썼다.

지난해 말 지바 롯데는 김태균(28)을 영입하면서 그의 여러 장점을 늘어놨다. 기술적인 설명 중 '노스텝 스윙'에 관한 얘기가 눈에 띈다. 여느 타자들과 달리 디딤발(우타자 김태균의 경우 왼발)을 땅바닥에 붙여 놓은 채 타격하기 때문에 붙은 용어다.

김태균은 타석에서 어깨 넓이 1.5배 정도 스탠스를 확보한다. 보통 타자들은 어깨 넓이만큼 다리를 벌렸다가 투구가 시작되면 디딤발을 이동하며 스윙한다. 그 폭이 크고 다리 높이가 높으면 '외다리 타법'이라고 불린다. 중심이동이 쉽고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다.


그러나 김태균은 최소한의 스트라이드에서 왼발 뒤꿈치만 살짝 들었다가 그 자리에서 디딘다. 자세의 안정감을 선택한 것이다. '노스텝 스윙'은 시야가 흔들리지 않고 투구를 오래 보는 장점이 있다. 하체 이동을 하지 못해 손해를 보지만 이걸 타고난 파워로 상쇄한다.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은 "김태균이 훈련 할땐 정상적으로 다리를 들고 친다. 그런데 실전에선 거의 스텝이 없다. 두 가지 폼의 리듬이 다를 텐데 어떻게 유지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일본에서는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발을 올렸다가 딛는다면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노스텝 스윙은 높은 코스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걱정도 있다. 디딤발을 드는 것은 체중 이동뿐만 아니라 타격의 리듬을 살리려는 목적도 있다. 스텝이 없으면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문제"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위원도 "한 가지 리듬으로 풀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리듬이 깨지면 정교한 일본투수들이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이걸 극복하는 것이 올해 김태균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은 "'노스텝 스윙'이 원칙이지만 사실 한국에서도 똑같은 리듬으로 타격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매 경기 서너 번씩은 다리를 들었다는 주장이다. 다리를 든다고 항상 타격하는 것은 아니어서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란다.

그렇다면 언제 다리를 드는 것일까. 김태균은 "정해진 패턴은 없다. 순간적으로 다리를 들어야 한다는 느낌이 온다. 그럴 때를 제외하고는 스텝 없이 내 폼으로 타격한다. 물론 일본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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