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타격자세

몸쪽 공 공략위해 크로스 스탠스… 왼쪽 무릎 회복이 키포인트

　▶고칠건 없다
　KIA 황병일 수석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타율 3할에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의 타격폼을 고칠 게 뭐가 있겠나." 맞는 말이다. 약점이 보여도 그만큼 친 타격폼을 건드리는 건 모험이다. 그래서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다.
　작년의 타격폼을 보자. 가장 컸던 변화는 중심과 스트라이드 폭이다. 타격시 몸이 앞쪽으로 쏠리던 폼의 중심을 잡았다. 중심을 뒤에 두고 쳤다. 그 결과 히팅포인트가 몸쪽으로 당겨졌다. 이러면 공의 변화를 충분히 읽고 칠 수 있다. 김상현이 지난해 가장 좋아졌던 점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스트라이드 폭을 줄였다. 폭을 줄이면 타격시 폼이 많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공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도 좋아진다. 몸쪽 공에 대해서도 적응력이 생긴다. 이 두 가지 변화가 MVP 김상현을 만들었고, 올해도 이 폼은 그대로다.
　▶몸쪽 공 대응은
　지난해 왼손투수에 대한 타율은 2할2푼이었다. 반면 오른손투수를 상대로는 3할6푼3리를 기록했다. 한눈에 봐도 왼손투수에 약했다.
　이유는 몸쪽에 있다. 왼손투수가 몸쪽으로 던지는 공에 대처능력이 떨어졌다. 사실 몸쪽 공은 모든 타자에게 약점이다. 김상현도 예외가 아니었고, 상대는 집요하게 몸쪽을 물고 늘어졌다.
　스윙 자체가 몸쪽 공에 약할 수 밖에 없다. 팔이 몸에 붙어서 나오는 인사이드 스윙이 아니라, 퍼져나온다. 파워는 실을 수 있지만 몸쪽 공에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지난 겨울동안 대처법을 만들었다. 앞에서 말한대로 타격폼에 변화는 없다. 대신 몸쪽 승부 타이밍이다 싶을 때는 스탠스를 바꾼다. 홈플레이트에서 조금 더 떨어져서 크로스 스탠스를 한다. 의식적으로 스윙할 때 팔을 몸에 붙이려고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틀을 바꾼 건 아니다. 상황에 맞게 대처할 뿐이다.
　▶걱정은 왼쪽 무릎
　김상현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타격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스프링캠프 때 안좋았던 왼쪽 무릎이 걱정거리다.
　왼쪽 무릎이 안좋으면 중심이동이 힘들다. 공을 치고 난 뒤 힘을 줄 수가 없다. 시즌 초반 예전만큼 비거리가 안나오는 이유다.
　어차피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페이스를 지켜나가는 게 일차적인 숙제다. 결국 올해 김상현 성적의 키 포인트는 이 무릎이다.